서지마을의 영성, 비움

첨탑 없는 성당, 제대와 촛대, 가구와 창문

서지마을의 성당과 제대, 제구와 성상 그리고 가구와 창문은 모두

서지마을의 영성 ‘비움’을 담고 있습니다.

첨탑도, 장식도, 꾸밈도 없는 순 사각형의 성당은 형태의 비움을 담고 있습니다.

촛대는 그저 초를 튼튼히 받칠 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엎드려 있고,

제대는 희생의 제사를 흰 침묵으로 떠받치고 있습니다.

성당의 바닥과 의자들은 검은 겸손으로 사라져있고,

창들은 제 빛깔 없이 성당 안으로 햇살을 이끌어 줍니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서지마을의 성모상은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이십니다. 순례자들은 자신의 삶에 얽힌 문제들, 꼬인 마음들을 성모님께 의탁하며 풀어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의 매듭을 풀어주시는 분은 성모님이 아니라 성모님께 의탁하며 성모님을 닮아 비움 사는 우리의 기도일 것입니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성상

손을 건네주시는 예수님

서지마을에서 만나는 십자가의 예수님은 손을 건네주시는 모습입니다.

십자가의 극심한 고통 속에서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아버지 하느님께 내어 맡기며 비움을 통한 사랑을 완성하십니다. 모든 것을 내어 맡기고 자신을 비우셨기에 고통 속에서도 평화를 만나셨고, 그 평화를 환한 미소로 우리에게 건네주시는 것입니다.

손을 건네주시는 십자가의 예수님 성상

미로, 주님만을 믿으며 걷는

미로는 그리스도교에서 전통적으로 순례, 곧 인생을 상징합니다.

막힌 듯 하지만 열려있고, 멀어지는 듯하지만, 마침내 중심에 도착하는 그 길.

주님만을 믿으며 걷고 또 걸으면 마침내 중심, ‘하느님 나라 0Km’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살아온 자취, 발자국마다 모두 은총이었음을 깨닫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서지마을 미로 위를 걷는 순례자